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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쌓기/공연

'테베랜드' 아버지를 포크로 찔러 죽인 아들 이야기

by 조떠기 2023.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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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및 작품 소개

세르히오 블랑코(Sergio Blanco)
우루과이 출신의 극작가이자 연출.
2000년 <Slaughter> 발표를 시작으로 <테베랜드(Tebas land)>, <. 45>, <키이우(Kiev)>, <나르시스의 분노(The rage of Narcissus)>, <오스티아(Ostia)> 등 다양한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우루과이는 물론 영국, 미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콜롬비아 등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공연되고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루과이 드라마상(National Drama Prize of Uruguay), 몬테비데오 드라마상(Drama Prize of the City of Montevideo), 그리스 베스트 연극상(Theatre Awards for the best text in Greece), 오프 웨스트엔드 최고의 작가상(Off West End Award for Best Author)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www.sergioblanco.fr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공연기간: 2023. 6. 26. ~ 2023. 9. 24.
공연시간: 17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19:30 19:30 19:30 15:00 14:00 15:00
      19:30 18:30  

 
관람연령: 17세 이상 관람가
가격: R석(66,000원) / S석(55,000원)
출연진
 - S: 이석준, 정희태, 길은성
 - 마르틴&페데리코: 이주승, 손우현, 정택운
 


줄거리

  극작가이자 교수인 'S'는 아버지를 포크로 찔러 죽인 ‘마르틴’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로 마르틴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내무부에 협조를 구한다. 조건은 3M 높이의 철장을 설치하는 것. 조건을 승낙하고 대본을 쓰기 위해 감옥에 수감 중인 ‘마르틴‘을 만난다. 농구를 하고 있던 마르틴과의 첫 만남. S를 의심하고 경계하지만, 만남이 계속될수록 지루한 감옥 생활에 마르틴은 조금씩 S를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S의 마음과 달리 둘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내무부에서는 철장을 설치하더라도 실제로 범죄자를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번복한다. S의 계획이 무산되자, 마르틴 대신 연기할 배우 ’ 페데리코'를 섭외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마르틴은 크게 실망하고, 현실 속 자신과 작품 속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며 혼란스러워한다.  S는 수차례 마르틴과 대화를 하며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틴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페데리코는 S의 이야기를 통해 마르틴에 대해 알아가며 공연을 준비한다. 마르틴이 아버지를 죽인 이유를 알아갈수록 두 사람의 관계도 미묘하게 변화한다.
 
  S는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의 제목을 ‘테베랜드’로 정한다.
 

S와 마르틴, 페데리코의 대화 주제

1. 오이디푸스, 스핑크스
2. 소포클레스, 도스토옙스키
3. 롤랑 바르트
4. 프로이트
5. 성 마르틴
6. 모차르트, 호베르투 카를루스
7. 농구


후기

  극장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철장과 철장 안 농구대, 벤치, 책상, 의자. 그리고 무대 위쪽에 설치되어 철장 안을 비추는 커다란 스크린. 관객석은 무대 기준 180도로 배치되어 있어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무대가 달라 보이는 구조입니다.
 
  극이 시작하기 전 이주승 배우가 나와 농구공을 통- 통- 튕기며 슛을 날리고 드리블을 합니다. 처음엔 시작 전 몸 풀기용으로 슛 연습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5분 정도 흘렀을까. 무대 뒤에서 정희태 배우가 걸어 내려오며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 이미 극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테베랜드는 존속살인이라는 내용 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접목됩니다. 오이디푸스, 도스토옙스키, 프로이트, 성 마르틴, 모차르트 등.
 
  무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스크린으로 도스토옙스키가 쓴 책 내용을 비춰주어 관객들도 함께 읽어나 길 수 있게 해 주며,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할 때는 해당 영상을 틀어주며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날을 묘사할 때는 살해에 사용된 포크 사진과 살해 현장 사진도 함께 스크린을 통해 보여줍니다.

  170분. 긴 시간이지만 배우들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스크린으로 사진을 띄워주고, 감옥 안을 비추는 CCTV를 보여주며 관객들도 함께 현장에 있음을 느끼게 해 주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무대가 끝나고 모두 기립 박수를 쳤습니다. 엄청난 양의 대사를 소화해 낸 것도 대단하지만, 캐릭터들의 세심한 감정 변화들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주는 힘도 대단했습니다. 사실 이주승 배우를 보려고 갔는데, 정희태 배우에게 빠져버렸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연극이라지만, 저에겐 극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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