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개봉: 2023. 8. 30.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싸이더스
감독: 최원경, 전병덕, 이광진, 지삼, 김장미, 서형우
출현: 김채은(시경), 권아름(다희), 한상혁(민준), 강한샘(준호), 강준규(도진), 김금원(화영), 김아현(주인), 조우리(지수), 김민석(재석)
수상내역: 2022년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작품상)
줄거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토막] 최원경 감독
(이야기의 시작과 끝인 메인 에피소드)
사이비종교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막내 기자 ‘시경’은 기도원의 은밀한 의식 현장에 잠입합니다. 의식 현장에 모인 신도들은 끊임없이 기도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아버지 육신에 피를 흐르게 하시고 들으시고 보시고 향기를 맡으시며 말씀하시는 그때 우리가 영원한 고통에서 구원할 수 있나이다.” 신도들은 그들이 모시는 ‘아버지’에게 자신들이 준비해 온 선물들을 바칩니다. 그 선물들은 무엇일까요.
[악취 - 코] 전병덕 감독
간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다희’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앤티크 한 화장대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 서랍 안에는 상표를 알 수 없는 고급스러운 향수병 하나가 들어있었습니다. 호기심에 향수를 뿌려본 다희는 그 자리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뜹니다.
그 후 다희의 후각이 변합니다. 간호사 국가자격시험에서 불합격했다는 문자를 받고 슬픔에 빠진 순간, 주위 사람들에게서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다희는 고통스러워하며 아무도 없는 자신의 집으로 피신합니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정체불명의 향수를 계속 뿌리는데, 강박적으로 여기저기 뿌려대다 보니 향수는 금세 바닥이 나고 말았죠. 상표를 알 수 없어 구매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향수를 뿌리지 못하자 점점 자신의 몸에서도 썩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느낍니다. 계속해서 샤워를 해도, 때밀이 수건으로 피부가 벗겨질 때까지 벅벅 밀어 보아도 냄새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편, 학교 수업도 나오지 않고 휴대폰도 꺼져있는 다희가 걱정된 학교 선배 ‘민준’은 다희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집 안은 난장판이었고, 방 한구석에는 썩은 냄새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신체 일부를 훼손한, 끔찍한 상태의 다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귀신 보는 아이 - 눈] 이광진 감독
무당집 아들 ‘준호’는 ‘도진’이네 소유건물에 귀신이 있다고 말해 귀신이 사는 건물이라고 소문이 나고, 사람들은 그 건물에 입주하기를 꺼려해 도진이네는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 때문에 도진 패거리들은 분풀이로 준호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준호를 괴롭히던 도진 패거리들은 장난 삼아 진짜 귀신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준호는 괴롭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의식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겨 와 패거리들의 아지트에서 귀신을 부르는 의식을 치릅니다. 의식이 끝난 후, 준호는 귀신을 보려면 의식에 사용되었던 술을 마셔야 한다며 도진 패거리들에게 술을 나눠주고, 그 술을 마신 패거리들은 몸에 이상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납니다. 그 순간 안 보이던 것들이 패거리들 눈에 보이기 시작하며, 어둠 속에서 잔혹한 숨바꼭질을 시작하게 됩니다.
[엑소시즘. net - 입] 지삼 감독
언젠가부터 친구 ‘화영’의 몸속에 악마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등학생 ‘주인’과 ‘은기’. 절친 주인과 은기는 화영을 구하기 위해 각종 구마협회에 구마사를 요청하지만, 악마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구마사 요청을 거절합니다.
악마의 존재를 증명하여 구마사 파견을 승인받기 위해 주인과 은기는 화영의 방에 CCTV를 설치하여 라이브 중계를 시작합니다. 화영의 방을 모니터로 보고 있던 은기는 그동안 공부해 왔던 성경 한 구절을 읊조리는데, 순간 화영의 몸속에 있던 악마가 반응해 옵니다. 그 장면을 포착한 은기는 다시 한번 더 성경구절을 읽으며 퇴마를 시도합니다. 악마는 퇴마를 막기 위해 주인과 은기를 공격하죠. 하지만 악마의 공격을 견뎌내고 퇴마를 마치자 화영은 많은 양의 피를 토하고 안정을 되찾습니다. 그렇게 퇴마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한 그때, 화영의 어머니가 CCTV 화면에 등장하면서 경악스러운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에 살던 사람 - 몸] 김장미 감독
새로 이사간 집에서 밤마다 쿵-쿵- 하는 소리를 들은 ‘지수’는 참다못해 위층으로 찾아가 조용히 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층에 사는 남자는 자신은 혼자 산다고 하며, 아래층에 새로 이사 왔다는 지수의 말에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 후 한 아주머니가 지수의 집 앞에 찾아와 자신은 전에 살던 사람인데 왜 이 집으로 이사를 왔는지, 집에 있는 부적들을 절대로 떼지 말라며 경고를 하고는 사라집니다. 이상한 주민들의 반응에 집에 있는 시간들이 무섭고, 불편한 지수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직장동료에게 하소연하는데, 직장동료는 지수의 이야기를 듣고 예전에 할머니가 이야기해 준, 귀신이 집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다독입니다.
그날 밤 지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직장동료가 알려준 방법을 실행합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현관문을 쾅쾅 두드려 확인해 보니, 전에 지수에게 부적에 대한 경고를 하고 사라진 아주머니였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지수의 집에서 토막살인이 일어났으며 다른 부위는 모두 찾았지만 머리만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상행동을 합니다. 그 모습에 공포를 느낀 지수는 집을 뛰쳐나오다 섬뜩한 표정으로 서 있는 동네 아주머니를 마주칩니다. 그 아주머니는 지수에게 당장 집안에 있는 부적을 모두 태워버리라며 꾸짖습니다. 겁에 질린 지수는 이성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 집에 붙어 있는 모든 부적들을 태워버립니다. 마지막 부적을 태운 순간 지수 눈앞에 공포스러운 무언가가 나타납니다.
[끈 - 피] 서형우 감독
알람소리에 잠에서 깬 ‘재석’은 알람을 끄려고 몸을 일으켜 휴대폰이 있는 싱크대 쪽으로 걸어갑니다. 그 순간 뒤쪽 벽에서 쇠줄이 튀어나와 재석의 목을 감쌉니다. 목에 감긴 쇠줄 때문에 뒤로 넘어지며 고통스러워합니다. 몇 분 간 상황 파악을 하던 재석은 벽으로 이어진 쇠줄이 목에 감겨 있음을 인지하고, 쇠줄을 끊을 수 있는 도구를 찾기 위해 몸을 움직입니다. 그때 벽 너머로 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여자와의 대화를 통해 둘 다 같은 상황임을 알게 되고, 서로 협력하여 연결되어 있는 쇠줄을 끊을 방법을 모색하기로 합니다.
그 때, 각자의 방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에 3분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며, 재석과 민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마음이 더욱더 조급해집니다. 쇠줄을 자를 도구를 찾으려 하지만 서로 협력이 되지 않아 시간만 흐릅니다. 마음이 다급해진 재석과 민지는 살기 위해 자신의 목에 감긴 쇠줄을 당기기 시작합니다. 결국 재석은 힘으로 민지를 제압합니다. 방의 형광등을 깨 그 파편으로 자신의 쇠줄을 잘라냅니다. 아슬아슬하게 쇠줄에서 탈출한 것에 안도를 하는 순간, 재석의 손목에는 다시 쇠줄이 채워지며 3분의 카운트다운이 다시 시작됩니다.
[토막] 최원경 감독
‘시경’은 위험함을 느끼고 기도원에서 철수하려고 하지만 선배 기자의 강압에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제물을 바칠 순서를 맞이하게 됩니다. 자신의 순서가 된 시경은 결국 의식과 제물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장막 안을 볼 수 있을까요? 교인들에게 어떤 걸 요구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하게 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신도들에게 둘러싸입니다. 결국 신도들에 의해 훼손된 시경의 신체 일부(귀)가 ‘아버지’에게 제물로 바쳐지며, 신도들이 바친 제물들이 모두 신체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시각, 시경과 연락이 끊긴 선배 기자는 취재를 위해 카메라를 들고 기도원으로 올라갑니다. 기도원 안에는 피범벅이 된 시경이 제단 앞에 서 있고, 혼자 기도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마지막 시경의 신체일부가 제물로 바쳐져 6개의 신체 조각이 완성됩니다.
후기
[토막] 시경이가 기도원으로 잠입해 현장 상황을 선배 기자에게 보고 하는 과정에서 정체가 탄로 나면 어쩌나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그 선배는 안에 상황도 모르면서 어찌나 시경이를 닦달하는지..! 스토리, 긴장감, 배우들의 연기 모두 좋았지만 딱 하나, 가방 한편에 떡하니 뚫려있는 큰 카메라 구멍.. 보는 내내 신경 쓰였습니다.
[악취] 다희 빼고는 다른 배우분들의 연기력이 조금 부족해 몰입감이 떨어졌습니다. 공포영화의 클리셰겠지만, 왜 주인도 모르는 향수를 뿌릴까요.. 보는 내내 안돼! 안돼! 를 속으로 외쳤지만 뿌려야 스토리 전개가 되니, 저의 마음만 애탔습니다. 다희가 향수를 뿌리고 난 다음 날, 불합격 문자를 받고 우울해 있을 때 악취를 맡게 됩니다. 악취의 첫 부분에서 한 여자가 누군가를 증오하면서 자신의 귀를 자르고 자살합니다. 낡은 화장대의 주인인데요. 서랍에 있던 향수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들에 붙어살며 그 사람들에게 악취를 맡게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귀신 보는 아이]는 가장 기대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영화 보러 오기 전에 관람 후기를 보고 왔는데, 귀신 보는 아이가 제일 재밌었다는 글이 많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도 없었고. 무엇보다 이 편에 등장하는 귀신들이 대박입니다. 그리고 준호의 표정이 180도 변하면서 패거리들에게 같이 놀자고 할 때, 사람이 저렇게 사악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구나라고 느끼며 연기를 참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인칭 시점으로 해맑게 웃으면서 뛰는 준호는 또 어찌나 아이 같던지. 패거리들에게 같이 놀자고 한 걸 보면 준호는 어쩌면 그들에게 복수를 한다기보다는 진짜 귀신을 보여주면 도진 패거리들과 친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엑소시즘. net] 첫 시작 부분은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검은 사제들을 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고등학생들이 할 수 있을 만큼 쉬운 퇴마인가.. 저렇게 비대면으로도 가능하다고? 원격으로? 아무런 도구도 없이?.. 엥? 스러운 편이었습니다. (검은 사제들을 안 봤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전에 살던 사람] 제일 무서웠던 편이었습니다.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라 더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지수를 포함해 이 편에 나오는 배우들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해서 몰입감도 최고였습니다. 지수가 직장동료에게 들은, 집에 귀신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들을 그대로 실행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적을 떼지 말라며 경고하던 아줌마, 얼른 집으로 돌아가 부적을 다 떼라는 아줌마.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지수를 보며 제가 지수에게 이입되어 더 긴장되었습니다. 마지막에 귀신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귀신의 눈이 너무 무서워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교훈, 절대 시세 대비 싼 집은 들어가는 게 아니다.
[끈] 공포라기보다는 기기괴괴한 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맥락 없이 갑자기 벽에서 튀어나온 쇠줄. 분명히 쇠줄인데 어떻게 형광등 파편으로 끊어낼 수 있는가.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편이었습니다. 음.. 다른 편들은 신체 부위가 나와서 모음. zip이라는 큰 주제와 맞는 것 같은데, 이 편은 아예 다른 장르가 떡하니 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오랜만에 큰맘 먹고 보고 왔는데, 저처럼 공포영화 쪼렙이신 분들에게는 무서울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식이다 보니, 104분 동안 긴장감이 쉬지 않고 몰려옵니다. 다 보고 난 후엔 기진맥진해져 자리에 앉아서 엔딩크레디트 다 보고 나왔습니다. 사가지고 들어간 팝콘도 얼마 못 먹었네요. 저처럼 쪼렙이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고수이신 분들은 시시하실 수도.
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내용에 개연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무서워서 개연성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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